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사전간담회 참석 과정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주호영 원내대표의 신체를 강제로 수색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야당 원내대표 몸까지 수색해야 할 정도라면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자신이 없는지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과거 사례를 보면 과잉 경호는 강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약한 정당성의 증거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이런 논란을 일으킬 힘과 정신이 있다면 어렵고 힘든 국민 한 분이라도 더 돌보는 데 쓰시기 바란다”며 “백번 양보해도, 이번 건은 손님이 남의 집에 와서 주인 몸수색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 대한 존중도, 야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에 더해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도 “국민의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바라봤다. 그는 “몸수색 논란뿐 아니라 시정연설 내용 역시 문제였다”며 “40여 분의 연설 내내 550조원을 어디에 쓰겠다는 말만 있었지, 세금 아껴 쓰고 국민 부담 덜어 드리겠다는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역시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인데도 주권자이자 납세자인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었던 것”이라며 “끝날 줄 모르게 이어지는 대통령의 자화자찬 가운데엔 권력자의 겸손함이나 어려운 앞날에 대한 염려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스물네 번째 대책을 앞두고 있다는 부동산 문제도 걱정스럽다”며 “문 대통령은 2년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 자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수도권 집값은 물론 전세 값도 이미 천정부지로 올랐다”고 했다.
이어 “국민도 무섭고 저도 무섭다. 그동안 대통령이 잡겠다고 한 것은 무조건 폭등하는 것이 공식이 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또 대통령이 뭘 잡겠다고 하면, 무엇이 또 폭등해 국민들 허리를 휘게 만들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 없는 사람은 ‘이생집망’, 눈물로 내 집 마련 꿈을 포기했고, 집 한 채 가진 사람은 곧 투하될 핵폭탄급 세금폭탄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폭망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전세 값 꼭 잡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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