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올해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어렵다며 시민들의 철저한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8일(현지시간) 파우치 소장이 미국의사협회저널(JAMA)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의견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개발에 나선 제약사들이 연내에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위한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미 식품의약국(FDA)은 내년 1월 전에는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FDA는 제약사들이 연내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료에 비해 안전성과 효능의 지속 측면에서 더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추가로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과 관련한) 누적된 데이터는 대중에 공개될 것”이라며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데이터를 보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지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면 확실히 다르다. 데이터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말해줘야 한다”면서 “마스크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화이자도 당초 계획한 일정에 비해 최종 임상시험 데이터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최종 임상시험 데이터 확보가 늦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더타임스에 “(백신 개발이) 막바지 단계(last mile)에 접어들었다”면서 “전세계 경제와 보건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그동안 불라는 언론을 통해 최종 임상시험 결과를 10월 말까지 공개하겠다고 말해왔지만, 이보다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화이자 외에도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회사인 존슨앤드존슨 및 모더나가 치열하게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독일의 머크도 올해 내에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며, 미국 일라이 릴리는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 치료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김민혁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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