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5일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후 사망하는 후보가 잇따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2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사망했다. 전국 20개 도시에서 시장 후보 2명, 부시장 후보 3명, 시의원 후보 15명 등이 사망한 것이다. 이 밖에도 상당수 도시에서 코로나19에 걸린 후보가 보고됐으나, 대부분 후보는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선거법에 따르면 후보가 사망한 경우, 해당 정당은 사망 후 최대 열흘 이내에 대체 후보를 발표해야 한다.
브라질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기준 세계 3위의 피해국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은 7월 말 하루 신규 확진자 수 7만명대를 기록한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3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를 내고 있다. 앞서 브라질 보건 당국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월 말 상파울루시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8개월 만에 전국 5,570개 도시 중 6곳을 제외하고 모든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일 수밖에 없는 지방선거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선거 업무를 맡는 연방선거법원은 코로나19 유사 증상자의 투표소 입장을 막고 유권자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투표하기 전후 알코올 소독, 1m 이상 거리 두기를 준수하도록 하는 등의 지방선거 방역 지침을 마련했다. 그러나 투표에 앞서 선거 운동 기간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후보와 지지자들이 뒤엉키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방역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며 점차 과열되고 있는 이번 지방선거는 다음 달 15일에 치러진다. 시장·부시장 선거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유권자는 1억4,7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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