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이 다음달 1일 오전9시부터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다. 지난 1968년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으로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후 52년 만이다.
대통령경호처는 29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이 둘레길로 조성돼 시민에게 개방된다고 밝혔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 북악산과 인왕산을 개방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이 3년여 만에 실현된 셈이다. 오는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면도 개방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개방은 북악산과 북한산, 과거와 미래를 잇는다는 이음의 의미와 함께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경호처는 북악산 개방을 위해 국방부와 문화재청·서울시·종로구 등과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기존의 군 순찰로를 자연친화적 탐방로로 정비했다. 철거된 군시설과 콘크리트 순찰로는 약 1만㎡의 녹지로 탈바꿈했다. 탐방로에 있는 일부 군시설물은 기억의 공간으로 보존됐다. 쉼터·화장실 등 시민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청운대 쉼터에서 곡장 전망대에 이르는 300m 구간의 성벽 외측 탐방로가 등산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한양도성 축조 시기별 차이를 한눈에 확인하며 한양도성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북악산 개방으로 백두대간의 추가령에서 남쪽으로 한강과 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이 오롯이 이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 안산에서 출발해 인왕산~북악산~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중단없이 등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단체산행 대신 개별산행이 권장된다. 2m 이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도 준수해야 한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