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일(현지시간) 오후까지 사전투표 유권자 수가 8,680만명을 넘어서며 4년 전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에 참가한 총투표자의 63%에 이르는 규모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대선에 투표하는 유권자가 총 1억5,000만 명을 웃돌면서 1908년(65.4%) 이래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vs 바이든…누가 유리할까
민주당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선거 당일에는 공화당원들이 민주당원들보다 투표소를 더 많이 찾을 수도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상당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조작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믿고 있으며 선거 당일에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보' 유권자 대거 등장
초보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자는 43%에 이르며, 공화당 지지자는 2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분의 1은 군소정당을 지지하거나 무당파들이다. 초보 유권자들은 미국 남부 ‘선벨트’ 중 플로리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텍사스주에 집중돼 있었다. 세 주는 모두 경합 주로 분류되고 있으며 선거인단 수는 82명이다.
민주당 데이터 분석기관 ‘타깃 스마트’는 총 사전투표자 중 18∼29세 유권자는 11.3%로 4년 전(9.6%)보다 비중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도 젊은 유권자가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다는 점에서, 이는 민주당에 유리한 징후라고 AP는 분석했다. 다만 선거 정보 제공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는 “젊은이들의 투표율만 상승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흑인 유권자 비중은 4년 전과 비슷
퓨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사전투표자 중 9%는 흑인 유권자들이었다. 이는 4년 전의 10%와 비슷한 수준이다. 흑인 유권자들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에서 이뤄진 총 사전투표의 21%와 30%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깃 스마트는 고령 흑인 유권자들의 사전투표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65세 이상 흑인 유권자들은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조지아, 플로리다, 애리조나주에서 이미 4년 전보다 많은 사전투표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북미서비스노조(SEIU)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흑인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고자 하는 열망이 매우 강하며, 아직 흑인 유권자 4분의 3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메리 케이 헨리 SEIU 위원장은 “유색인종들은 다양한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이 위기가 투표에 참여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사전투표율 영향은
맥도널드 교수는 “총투표율이 낮게 나오면 (사전투표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해진다”면서 “트럼프 재선 캠프가 이기려면 선거 당일 더 큰 규모로 민주당에 앞서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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