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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수사권조정으로 달라진 위상...책임·인권·공감수사로 국민 기대에 부응할것"

[인터뷰] 취임 100일 맞은 경찰청장

수사 내·외부 통제 시스템 강화

책임수사 원칙 국민 공식 다짐

예방효과 내려면 법 개정 필요

김창룡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을 갖고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위상이 전례없이 커진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사로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경찰청 제공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위상이 전례 없이 커진 만큼 책임·인권·공감수사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입니다.”

지난달 3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김창룡(사진) 경찰청장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사권 조정을 계기로) 수사 과정에서 권익을 보장하고 수용 가능한 수사 결과 시스템을 정착시켜달라는 게 국민들의 요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이 본격 시행되면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되고 경찰은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게 됐다. 수사 중심축이 명실상부 검찰에서 경찰로 이동하는 것이다. 수사권 조정의 원년이 될 내년은 경찰 역사는 물론 김 청장에게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김 청장은 “국민들은 검찰에 의한 수사냐, 경찰에 의한 수사냐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수사를 받을 때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고 수긍할 만한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 달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수사관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사건 접수에서부터 배당, 종결까지 수사 전 단계 프로세스에서 내·외부 통제장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접수 후 무작위 배당, 체포영장 등 강제 수사시 영장심사관의 사전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수사 종결 후 송치 여부 결정 때 수사심사관의 검토를 다시 받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내년 수사권 조정 전면 시행 전 국민께 다짐을 드리는 차원에서 책임·인권수사 원칙 등을 담은 종합계획을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을 갖고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위상이 전례없이 커진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사로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경찰청 제공


김 청장은 취임 이후 지난 100일 동안 경찰 활동을 사후 대처에서 ‘선제적·예방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사건 발생 후 뒤늦게 수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범죄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피해를 방지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주민에게 먼저 다가가는 ‘지역안전 순찰’을 시범운영 중이다. 검거에만 집중하던 기본 틀에서 벗어나 치안 수요·신고 내역을 분석해 취약 지역·시간대에 형사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김 청장은 예방적 경찰활동이 더 효과를 내려면 법과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행법상 경찰은 대부분 사후 개입할 수 밖에 없다. 스토킹 피해자들이 ‘내가 맞거나 죽어야 경찰이 개입한다’고 호소한다”며 “가정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주취폭력 등의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도 경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의 법 개정·통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예측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활용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등 개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13일 출소하는 아동성범죄자 조두순 관련해서는 “법무부와 안산시와 협의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밀착감시를 하면서도 순찰 지역이 기피 지역이 되지 않도록 나쁜 이미지를 주지 않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고 말했다. 내년 1월 도입되는 국가수사본부 및 자치경찰제, 대공수사권 이전 등 경찰개혁 조치들도 완성도 있게 설계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국가수사본부장의 권한 남용이 없도록 위법ㆍ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한 이의제기권 행사, 국회 탄핵·소추 등의 장치를 마련해 견제가 작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 청장은 “일선 경찰관들이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단순 지자체 민원 업무가 경찰에 전가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며 “국회 법안논의 과정에서 현장경찰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에서 대공수사권을 이전받는 것을 대비해 조직 개편 등을 준비 중”이라며 “(전통적인 간첩수사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고 경제안보 사범을 수사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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