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결국 10만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 10만명대’는 전 세계에서 미국이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 100만명을 기록한 영국도 재봉쇄령을 내리며 바이러스의 맹위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10월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전날 미국에서 10만233명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나온 단일 국가 기준 종전 최대치인 인도의 9만7,894명을 훌쩍 넘은 수치다. 이 같은 폭증세에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단숨에 9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인 100명 중 3명이 코로나19에 걸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대유행은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경고했다. 스콧 고트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NBC 방송에 “우리(미국)는 유행 곡선의 시작 부분에 있다”며 “12월은 아마 (전염병 국면에서) 가장 힘든 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나타나는 대유행의 원인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흐름으로는 누적 확진 1,000만명대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1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 열흘 안에 누적 확진 1,000만명대를 기록하게 된다.
유럽의 코로나19 상황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날 누적 확진 100만명을 넘어선 영국은 결국 재봉쇄령을 발표했다. 3월에 도입됐던 첫 봉쇄령이 해제된 지 171일 만이다. 이로써 이달 5일부터 최소 4주간 비필수 사업장과 식당 및 술집의 실내 영업이 중단된다. 다만 돌봄 대란을 우려해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와 대학은 계속 문을 열 예정이다.
바이러스의 맹위에 유럽의 의료대란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한스 클루게 유럽국장은 각국 보건장관들과의 긴급회의에서 최근 일주일간 유럽의 신규 확진자 수가 150만명 가까이 늘어 코로나19 첫 발병 이후 사상 최악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유럽 내 병원의 집중치료실 점유율은 단 17일 만에 두 배로 치솟았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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