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대만해협, 준전시상태"…독립-통일 놓고 무력충돌 치닫나

■ 美대선 앞두고 양안관계 일촉즉발

中, 대만ADIZ 또 진입…차이잉원, NSC 열어 "평화유지" 목청

전문가들 "양안관계 40년래 최악…전면전 확률 평시보다 높아"

트럼프 재선 땐 추가 악화 불보듯…글로벌 새 '화약고' 될수도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 25일(현지시간) 대만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중국 해경에 체포된 홍콩 민주인사 12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행진을 마친 뒤 중국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중국과 대만을 사이에 둔 대만해협이 세계의 새로운 ‘화약고’가 되고 있다. 이미 ‘준전시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민주진보당 집권하의 대만이 미국의 전면적 지원 아래 점점 더 중국에 대립적 자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1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등에 대해 토론했다. 연합보는 “총통부와 국가안보 부서가 미 대선 관련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 정부가 자유민주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한다는 원칙에 아래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견고히 해 대만해협의 평화적 안정을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대만 정부가 NSC까지 개최한 것은 대만해협에서의 중국과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군 Y-8 대잠초계기 한 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대만 공군이 긴급 출격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 9월16일 이후 30번째 대만 ADIZ에 진입했다. 당시 미국의 보건복지부 장관이 미·대만 국교단절 후 장관급으로 처음 대만을 방문한 데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군용기를 잇따라 보내 대만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미 일부 대만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의 침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보에 따르면 자오젠민 전 대만 대륙위원회 부주임(차관)은 지난달 24일 토론회에서 “양안관계가 40년 이래 가장 심각한 때”라며 “각종 지표들은 이미 준전시상태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8가지 지표란 △대만 국방부의 예비전력 동원 개시 △중국 공군기의 이례적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대만을 향한 중국 수뇌부의 거친 발언 △‘발전이익’이 위협받는 상황을 전쟁 조건으로 추가한 중국 국방법 개정 △홍콩보안법 시행 △중·대만 군비 경쟁 △대만의 중국과의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 추진 △중·대만 간의 인적 왕래 제한 강화 등이다.

추궈정 대만 국가안보국장도 지난달 29일 입법원에 출석해 큰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전면전 발발 확률은 평상시보다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의 공격에 관한 우려가 비단 대만 내에서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외교가의 거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지난달 7일 뉴욕 경제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미국과 중국 간에 선을 넘는 위협이 제어되지 않으면 양국이 1차 세계대전과 유사한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사태는 ‘독립’ 지향의 차이 총통의 재선과 ‘통일’이라는 대만 흡수통합을 요구하는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수뇌부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오는 2027년까지 ‘군 현대화’를 달성하겠다며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두고 미국에 필적할 만한 군사력을 키우자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무력사용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확정한 바 있다.

중국에 맞서기 위해 ‘대만 요새화’를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상황은 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올해 들어 F-16V·하푼미사일 수십억달러의 첨단무기를 판매했거나 추가 판매 중이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이러한 신형무기 대량판매는 미·대만 단교(1979년) 이래 최대다. 중국도 이에 맞서 대만에 면한 남동부 해안에 극초음속 미사일인 DF-17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은 한국이나 일본·남중국해 등에 타격을 줘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정세를 크게 흔들 수 있다. 현지 군사 전문가는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여전히 강한 상태에서 전쟁 가능성이 당장은 낮지만 중국의 군사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대만에 대한 위협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