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시대’를 맞아 향기 나는 파스와 마이크로니들 등 혁신제품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이병기(62·사진) 신신제약(002800) 대표는 최근 본사를 마곡으로 이전한 후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젊은 층의 파스 수요를 늘리기 위해 특유의 파스 냄새를 없애고 섬유유연제처럼 향긋한 냄새가 나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산학연계를 통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파스 개발의 경력을 살려 붙이는 형태의 전문의약품인 마이크로니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름 3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의작은 바늘인 마이크로니들은 피부에 부착할 때 통증은 없고 약효는 더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대표는 “화장품 분야에서는 마이크로니들이 상용화 되어 있지만, 의약품 분야에서는 아직 없다”며 “산학 연계를 통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전립선염 치료제와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신제약의 ‘신신파스’는 ‘박카스’와 함께 의약품 분야 ‘국민 브랜드’로 꼽힌다. 지난 1960년 이후 경제성장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노곤함을 달래준 파스였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사람 나이로 진갑을 맞은 신신제약은 이번에 마곡으로 본사 를 옮기면서 올해를 ‘혁신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중심에는 이 대표가 있다. 그는 창업주 이영수 회장의 외아들로 지난 2018년 초 대표 취임 후 서울 마곡 연구개발(R&D)센터 뿐만 아니라 신공장 건립 등 굵직한 투자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특히 신신제약 대표로 취임하기 전 28년을 명지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근무하며 탄탄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 대표는 앞으로 신신제약의 혁신에 산학협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학교에서의 경험을 기업 경영에 접목하고 싶다”며 “교수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산학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신제약은 현재 서울대, 가천대 등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마곡 신사옥에도 자신의 이 같은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는 “앞으로 신약을 개발하려면 다양한 외부인력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 설계한 본사에 이를 위한 공간을 많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미술관처럼 보이는 본사는 옥상까지 뚫려 있는 구조에 다양한 세미나룸을 담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이 끝난 이후 다양한 외국의 연구자들과 신신제약의 연구진들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대표는 “신신(新信)제약이란 사명은 새롭고 믿을만한 제약사란 의미”라며 “마곡 사옥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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