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을 ‘아내 폭행범(wife beater)’라고 칭한 기사는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영국 런던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앤드루 니콜 영국 런던 고등법원 판사는 뎁이 영국의 대중지 더선의 발행인인 뉴스그룹뉴스페이퍼(NGN)와 주필 댄 우튼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뎁은 지난 2018년 4월 전 부인인 앰버 허드를 폭행한 혐의를 다룬 더선의 기사가 자신을 ‘아내 폭행범(wife beater)’이라고 칭했다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니콜 판사는 더선이 기사의 내용이 “상당히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뎁이 제시한 증거에는 허드가 거짓을 꾸몄으며 보험 정책 때문에 이런 일을 했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면서도 “허드를 이렇게 묘사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그들이 출판한 것이 실질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피고인들이 신뢰하는 14건의 사건과 청구인이 제출한 것들을 상세히 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더선 측의 변호사는 “더선은 20년 이상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다”며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결코 침묵해서는 안 되며, 우리는 판사의 세심한 배려와 법정에 증거를 제출하는데 용기를 낸 앰버 허드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허드 측의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런던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사람들에게 이번 판결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곧 우리는 미국에서 훨씬 더 방대한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뎁은 가정폭력과 관련된 워싱턴포스트(WP)의 기사가 자신이 허드에게 폭력적이었음을 암시했다며, 5,000만달러 상당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재판은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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