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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진영 "연예계 떠날 생각도…앞으로는 즐길 거예요"

홍진영이 11월 2일 디지털 싱글 ‘안돼요’를 발매한다. / 사진=IMH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민 배터리’ ‘인간 비타민’ 모두 홍진영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잠시 어려움이 닥치면서 휘청하기도 했지만 곧 단단해졌다. 감성은 깊어졌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다. 트로트 가수 11년 차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하는 그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IM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신곡 발매를 일주일 앞둔 홍진영과 만났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나타난 그는 신곡 ‘안돼요’를 공개하며 사뭇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안돼요’는 연인이 떠나간 후 이 세상에 나 홀로 남은 여자의 심정을 담아낸 발라드곡. 쉽게 볼 수 없었던 홍진영의 애절한 감성이 묻어나는 보컬이 돋보인다.

“지금까지 안 했던 느낌의 노래인 것 같아요. 가을, 겨울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노래를 하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항상 앨범을 낼 때마다 장르를 붙이는데 이번에는 ‘트발(트로트 발라드)’이라고 붙였어요. 녹음할 때 주변에서 제가 이렇게 노래를 잘할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녹음 기사님은 왜 이런 노래를 한 번도 안했었냐고 하셨고요. 대중도 그런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저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고 그런 반응을 기대하고 있어요.”

‘안돼요’가 더 특별한 이유는 황치열이 홍진영에게 선물한 곡이기 때문이다. 절친인 두 사람이 곡 작업을 하게 된 건 우연한 기회였지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11월 컴백을 계획했으나 타이틀곡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홍진영은 황치열에게 ‘안돼요’ 멜로디를 전해 듣고 한눈에 빠져버렸다. 황치열은 30분 만에 곡을 완성해 홍진영에게 줬고, 그는 직접 느낀 그대로 작사를 시작했다.

“모든 일이 1시간 만에 성사됐어요. 그 다음 주에 녹음을 하고 다다음주에 뮤직비디오를 찍고 그렇게 진행됐죠. 한 달 안에 다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가사는 멜로디를 들었을 때 제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약간 사랑의 이별 느낌인데 사별인지 이별인지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어서 명확하지 않은 느낌으로 썼어요.”

“녹음할 때 (황)치열 오빠는 더 프로페셔널 하더라고요. 작업했던 작곡가 중에 가장 무서웠어요. 개인적으로 인정하는 아티스트고 음악적으로 다가오는 거니까 기분 나쁘지는 않았어요. 대신 뽕 느낌은 제가 더 잘 살리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제가 제안하고, 서로 받아주면서 했죠.”

직접 작사를 할 만큼 곡 작업에 열정적인 홍진영의 필명은 따로 있다. 팬들이 붙여준 별명인 ‘갓떼리’와 ‘비타민C’를 합한 ‘갓떼리C’. 동명이인의 작곡가가 있어 갓떼리C라는 필명을 정했다는 그는 김영철, 강호동, 마흔파이브 등을 프로듀싱하며 이 이름을 사용했다. 나아가 자신의 앨범부터 타 장르 가수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정규 앨범을 준비하게 되면 절반 정도는 제가 작사·작곡할 생각이에요. 만들어 놓은 노래 중에 괜찮은 노래들이 있는데, 일단 한 곡은 허각 씨를 줄 거예요. 곡 제목은 ‘답정너’라고 정했어요. 또 ‘13579’라고 유희열 선배님한테 말씀드렸던 즉흥적으로 쓴 곡이 있는데 다 써서 재밌게 나왔어요. 신나는 EDM 트로트 곡인데 누구를 줄지 아직 못 정했어요. 누가 부르겠다고 하면 흔쾌히 줄 거예요. 프로듀싱을 하고 만족해하는 모습 보면 즐겁더라고요.”

홍진영 / 사진=IMH엔터테인먼트 제공


홍진영은 가수, 프로듀서 외에도 예능, 화장품 사업 등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쉬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는 독립의 영향이 크다. 그는 지난해 전 소속사와 법적 분쟁을 겪고 1인 기획사 IM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됐고,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 대표 직위를 갖게 됐다.

“새로운 일 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노래도 새로운 장르가 좋고, 일도 새로운 게 좋고요. 그래서 쉴 틈이 없었어요. 직원들이 저를 믿고 회사에 들어왔기 때문에 제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어요. 제가 계속 루즈해지지 않고 일해야 직원들도 신이 나서 일하잖아요. ‘진영 언니 따라와서 즐겁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새로운 걸 찾아서 일하고 안주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많은 일 중에서 홍진영의 통통 튀는 캐릭터가 가장 잘 돋보이는 것은 단연 예능 출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100분 1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그는 최근에는 더욱더 방송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잦은 예능 출연으로 인해 이미지 소비라는 패착이 뒤따르기도 한다. 특히 친언니와 함께 고정 출연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는 예기치 못한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예능 출연이 사실 이미지 소비가 많은 부분이 있어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섭외가 다 왔었는데 제가 아직 누굴 평가하기 좀 그렇다는 것도 있었고 이미지 소비에 대한 생각도 있었거든요. 여기는 하고 저기는 안 하는 것도 보기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정중하게 거절했을 때 욕도 먹고 그랬어요. 요즘은 고정 예능으로 ‘미우새’, ‘안 싸우면 다행이다’ 두 개만 하고 있는데, 방송을 쉬면 ‘왜 요즘 활동 안 해요?’라는 말을 많이 하시거든요. 프로그램을 계속 가져가되 특별한 이미지 소비는 많이 안 하려고 하고 있어요.”

“‘미우새’ 같은 경우는 이상하게 우리 편이 시청률이 잘 나와요. 시청률을 따라간다는 건 아니지만, 부정적인 분들도 있지만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예능이 시청률 17~18%가 나오기 힘든데,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건 흑과 백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니에 대한 이슈가 많은 건 되게 짠해요. 언니가 일반인이기 때문에 짠하면 출연 안 시키면 되지 않냐는 여론이 있는데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을까요? 사실 ‘미우새’에 고마운 점도 많아요. 작년에 제가 힘들 때 손을 잡아준 프로그램이라 저를 내치지 않은 이상 끝까지 남아 있을 생각이에요.”

홍진영 / 사진=IMH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의 소속사 분쟁은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간이었다. 항상 높은 텐션으로 밝은 에너지를 내뿜던 그는 당시 연예계 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었다. 극적으로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지금의 소속사를 차리게 됐고 아픈 기억은 전화위복이 됐다.

“요즘 코로나19가 텐션을 조금 떨어트리는데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작년보다 힘들지는 않을 거란 생각으로 텐션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그것보다 힘든 일이 생기면 그건 접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이 생활을 접기 전까지는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작년에 이 생활을 접을까 말까 수십만번 을 매일 생각했거든요. 모든 걸 다 접고 카페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1,2층을 카페로 하려고 했는데, (전 소속사와) 마무리가 잘되면서 2층을 사무실로 만들게 됐어요. 앞으로는 아무리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즐기면서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저는 앞으로 회사 운영을 하면서 기존 가수들도 영입할 생각이에요. 지금 한 팀을 꼬시고 있거든요. 차 뽑아놓으면 되냐고 던져놓은 상태예요. 장르 구분 없이 여러 장르를 포괄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트로트 신인은 무조건 키울 거고요.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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