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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과로사 잇따르는데...안전보건교육도 "부실"

57%"교육 못받아" 21%"서명만"

관리·감독 주체인 고용부는 뒷짐

택배 물류센터에서 근로자들이 걸어가고 있다./연합뉴스




택배 기사들의 연이은 사망으로 택배 업무의 과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올해부터 실시했어야 할 안전보건교육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올해 1월부터 택배 기사들도 산업안전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상당수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관리·감독의 주체인 고용노동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택배 대기업의 한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일하던 김모(62)씨는 최근 택배 일을 하던 중 쓰러져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과로로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김씨가 올해 대리점으로부터 받은 안전보건교육은 전무했다.

김씨는 “대리점 차원에서 교육이라는 건 전혀 없었고 동료 택배 기사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이제 택배일 말고 다른 일을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택배사는 “회사 유관부서에서 대리점 측에 교육안내 공지를 하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교육자료도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에 따르면 택배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2%가 올해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20.8%는 교육을 이수하지 않고 서명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보건교육은 사업장 자체교육 또는 고용부에 등록된 외부기관 대행 등을 통해 최초 노무계약 시 2시간 이상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말 서울의 한 대리점에서 교육을 받은 복수의 택배 기사들은 “아침에 1시간 교육을 받았고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며 “과로로 쓰러지는데 혼자 심폐소생술을 하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육기관은 고용부에 미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보건교육을 감독하고 단속해야 할 고용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용부는 △교통안전 및 운전안전 △산업안전 및 사고예방 △산업보건·건강증진 및 질병예방 등 특수고용직을 대상으로 한 12개 일반교육안을 만들고 세부 교육안은 대리점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택배 기사의 과로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말 제작한 62쪽 분량의 ‘택배 기사 안전보건 교육홍보’ 자료에서 ‘적정하게 배송 물량을 전담하고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이 사실상 전부다.

고용부는 정기적인 안전보건 감독을 통해 이를 단속하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안전보건 감독을 통해 안전보건에 대한 전반적인 사안들을 점검하고 특고 사업장의 교육현황을 확인해나가겠다”며 “미이행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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