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비대위 출범 이후 광주를 또 찾아 호남 민심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5월27일 취임 이후 벌써 다섯번째 방문이다. 이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서울 거주 호남인들의 민심을 껴안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를 방문해 91주년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를 방문해 현지 지자체장과 정책협의간담회를 열어 전주 민심을 경청한 바 있으며 8월에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당을 대표해 사죄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8월과 9월에 걸쳐 전남 구례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아 지역 현안을 살피기도 했다. 호남 출신 서울 유권자의 표심이 ‘대선 전초전’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광주의 5개 구청장들을 만나 정책협의회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호남은 조선시대까지 전국 세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호남 지역이 4차 혁명을 이끌어갈 글로벌 첨단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은 깊은 애정과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겠다”며 “호남 예산협의회 개최, 호남 발전기금 조성을 비롯해 9월에는 호남에 더 가까이 가고자 호남 동행 의원도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함께한 호남 동행 의원들이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예산지원·정책개발·지역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5·18 역사 왜곡 처벌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광주·전남 중소기업인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들 개정안에 대해 “그 법 자체를 만드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입법 과정이 상식선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정운천 의원과 김기현·윤재옥·이달곤 의원 등 광주·전남 지역을 ‘제2의 지역구’로 삼은 ‘호남 동행’ 의원들이 참석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시대 정신은 국민 통합이고 1단계 동서 통합을 이끌기 위해 오늘 협의회를 시작한다”며 “실천을 지속함으로 동서 장벽을 무너뜨리고 화합하는 새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현안이 원만히 해결된다면 광주시민도 크게 환영하고 감사드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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