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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개 넘어선 검사 ‘커밍아웃’ 댓글에 “의견 귀 기울인다”는 秋 [서초동 야단법석]

'커밍아웃' 댓글 300개 넘어

秋 "검사 의견 듣겠다" 입장

하지만 양측 갈등 증폭 관측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검사들의 이른바 ‘릴레이 커밍아웃 선언’이 300건을 넘어선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 의견에 귀 기울인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 갈등이 증폭될지, 사그라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 장관은 3일 윤석열 총장을 공개 비판하면서도 일선 검사에 대해서는 소통 등 단어로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침묵하던 일선 검사들이 내부 불만을 표출한데다, 윤 총장도 공개 활동을 늘리고 있어 추 장관·일선 검사 사이 갈등이 쉽게 사그라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재만(사법연수원 36기) 춘천지검 검사가 지난 달 2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지지하는 댓글이 3일 302건으로 300건을 돌파했다. 전체 검사 수가 2,000명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검사 7명 가운데 1명가량이 사실상 최 검사를 공개 지지하는 ‘커밍아웃’을 한 셈이다. 다만 댓글 개수가 늘어나는 속도는 앞서 1~2일 전보다는 다소 줄었다. 이미 많은 일선 검사가 최 검사 글에 지지하는 뜻을 표한 만큼 댓글 수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추 장관과 일선 검사 간의 갈등은 이 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서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표면화됐다. 추 장관은 다음날인 29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검사가 연루된 의혹을 다룬 1년여 전 기사를 링크하며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최재만(사시 36기) 춘천지검 검사는 같은 날 검찰 내부망에 “현재와 같이 정치권력이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추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최 검사의 글은 일선 검사들의 불만에 불을 지피면서 이른바 ‘릴레이 커밍아웃 선언’으로 이어졌다. 최 검사는 참여정부 시절 검찰 개혁을 주도했던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사위이자,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일선 검사들의 내부 불만 표출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추 장관이 소통이라는 말로 일선 검사 다독이기에 나서기는 했으나, 이미 내부 불만이 외부로 드러난 만큼 쉽게 양측 사이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추 장관이 연이어 윤 총장을 저격하고 있다는 점도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지기 쉽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윤 총장은 3일 충청북도 진천 법무연수원을 찾아 사법연수원 33~34기 신임 부장검사 30여명이 참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달 29일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위해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한 데 이어 공개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이다. 대검에서는 윤 총장 방문이 오는 5일까지 법무연수원에서 진행되는 ‘부장검사 리더십’ 과정 중 하나로 예정된 행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과 대립 상황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추 장관도 이를 겨냥한 듯 이날 법무부 공식 알림을 통해 “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선 검사들에 대해서는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적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며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 통신망에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비판 댓글이 잇따르고, 이에 맞서 항명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처음으로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추 장관이 일선 검사들과 소통을 한다거나 이들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현장에서 느끼는 바는 다소 다르다”며 “일선 검사들이 불만을 드러낸 이유는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장관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검찰개혁만을 내세워 일선 검사들을 공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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