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명이 강원도 고성의 최전방 동부전선을 넘어 월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3일 오후 신원미상자 1명이 철책에 접근한 정황이 포착돼 수색을 벌여 4일 오전9시50분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월남 사건은 지난해 7월31일 북한군 1명이 중부전선 임진강을 통해 귀순한 후 1년 3개월 만에 발생했다. 앞서 2018년 12월1일에는 북한군 1명이 동부전선을 통해 귀순했고 2017년 11월13일에는 북한군 1명이 판문점을 통해 넘어온 적이 있다.
신병 확보는 상황이 발생한 지 10시간 만에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합참과 국가정보원 등은 이 남성을 상대로 남하 과정 및 귀순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북한 남성은 최전방 철책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이 과정에서 철책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전방 철책이 민간인에게 뚫린 셈이다. 최전방 철책은 3중으로 설치돼 있다. 3중 철책을 넘어올 때까지 군이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최전방 철책에는 과학화경계감시 장비가 설치돼 있다.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센서가 울리며 5분 대기조가 바로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귀순 당시 이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합참은 이번 귀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계부대에 전비태세검열단을 내려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북한 남성은 월남하기 이전부터 군의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조사 과정에서 군의 경계감시에 허점이 드러날 경우 문책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 남성은 고성 지역의 민통선 내에서 붙잡혔다”며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전했다.
군은 상황발생 직후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둘’을 발령한 뒤 ‘진돗개 하나’로 격상했다. ‘진돗개’는 무장공비 침투 등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방어 준비태세로 연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발령한다. 평소에는 ‘진돗개 셋’을 유지하다가 북한군의 침투가 예상되면 ‘진돗개 둘’이 발령된다. 적의 침투 흔적 및 대공 용의점이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는 ‘진돗개 하나’가 내려진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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