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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국가예방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13명 인정

질병관리청, 2001~2016년

독감·MMR 백신 등 접종자

사망자는 없어…남자 10명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지난 2001~2016년 정부가 ‘백신 관련 아나필락시스’로 인정한 사례는 13명이며 사망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희 충남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팀(제1저자 노의정·이미희)이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한 ‘2001~2016년 질병관리청에서 확인한 백신 관련 아나필락시스 사례’라는 논문에서다.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한 13건의 백신은 △독감 3건(23%) △홍역·볼거리·풍진(MMR), 홍역·풍진(MR), 일본뇌염(JEV), 일본뇌염 및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동시접종 각 2건(각 15.4%) △결핵(BCG), B형간염(HBV) 각 1건(각 7.7%)이었다. 연간 아나필락시스 발생률은 백신 100만회 투여당 0.036~0.188회였으며 8명(61%)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연간 발생률, 100만회 접종당 0.036~0.188회

아나필락시스로 인정받은 13명(남자 10명, 여자 3명)은 그 전에는 모두 아나필락시스나 알레르기 반응 이력이 없었다. 연령대는 9명이 6~18세 소아청소년이었으며 3명은 생후 1개월~1세 영아, 1명은 59세였다.

예방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증상 발생까지 걸린 시간은 불확실한 1명을 빼면 30분 이내 9명(75%), 30분 초과~2시간 2명(17%), 2시간 초과 1명(8%) 순이었다. 중앙값은 11분이었다. 독감 백신을 맞은 3명의 경우 9세·18세 소아청소년 2명은 접종 후 5분만에, 59세 여성 1명은 100분만에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나필락시스를 △갑작스런 발병 △징후·증상의 빠른 진행 △피부·점막, 심혈관계, 호흡기계, 위장관계 중 둘 이상의 기관에서 나타나는 임상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특정 약물이나 음식·곤충 독 등에 노출된 뒤 몇 분~몇 시간 안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급격한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일반적인 정의보다는 좁은 의미다.





◇50대 1명 외엔 18세 이하…노인은 지병 등으로 인정 못받아

13명의 아나필락시스 사례자 가운데 85%(11명)는 저혈압, 빈맥, 의식저하·상실 등을 동반한 쇼크(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세포·조직에서의 산소 부족) 등 심혈관계 증상을 보였다. 62%(8명)는 양측 천명·기관지 경련이나 잦은 호흡, 심폐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청색증(피부·점막이 푸르스름해짐), 목구멍·목젖·후두 등 상기도 부기(부종을 포함한 종창) 같은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났다. 또 △46%(6명)는 전신 두드러기·홍반, 피부 발진이 있는 전신 가려움증, 비유전성 국소·전신 혈관부종 등 피부·점막 증상을 △39%(5명)는 설사·복통·메스꺼움·구토 같은 위장관계 증상을 동반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이 확인한 백신 관련 아나필락시스 사례는 13건이지만 (의심사례가 전부 보고되지 않아) 실제 발생 사례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의 대부분은 노인인데 대부분 지병이 있다는 이유로 단 한 건도 아나필락시스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아나필락시스로 16개 대형병원에서 진료(2016년 11월~2018년 12월)받은 생후 2개월~84세 환자 558명 중 90% 이상은 두드러기·혈관부종 등 피부, 83%는 호흡기(호흡곤란·기침·콧물 등), 49%는 위장관계(구토·복통 등), 30%는 신경계(어지러움·마비 등), 28%는 심혈관계(저혈압·창백·흉통 등) 증상을 겪었다. 호흡곤란(저산소증), 저혈압, 의식 소실 등 심한 신경계 증상 가운데 1개 이상이 발생한 ‘중증 아나필락시스’는 23.5%(성인 38%, 소아·청소년 14%)에서 나타났다. 중증 환자는 에피네프린 근육주사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에피네프린은 혈관 수축, 심장 자극, 기관지 확장 작용으로 아나필락시스 급성기 치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투여 권고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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