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 중국의 전통옷이라며 중국 게임이 돌연 국내 서비스 종료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화계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 개발사 페이퍼게임즈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패션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는 지난 5일 한국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6일부터 게임 다운로드 및 결제가 차단되고 다음달 9일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구입한 상품은 별도 문의 없이 환불 절차가 진행된다”고 공지했다.
샤이닝니키는 최근 국내 유명 성우를 대거 섭외하고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까지 실시했지만 중국 내에서 ‘한복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 시장 서비스 종료를 일방 통보했다. 샤이닝니키는 5일 한국 서버에 한복을 추가하며 ‘한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이 아니라 명나라의 ‘한푸’ 혹은 조선족의 고유의상”이라고 반발하자 회사 측은 곧장 한복 콘텐츠를 삭제했다. 페이퍼게임즈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를 통해 “우리는 중국 기업으로 회사의 입장은 조국의 입장과 늘 일치한다”며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한국 공식 커뮤니티에도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는 (중국을 모욕하는)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샤이닝니키 게임을 삭제했다거나 앞으로 중국 게임을 불매하겠다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한 샤이닝니키 게임 이용자는 “한국 시장을 완전히 버리면서까지 역사와 문화 왜곡에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중국 게임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한때 열심히 돈까지 써가며 게임을 했는데 돈과 시간이 아깝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불 및 보상 절차 없이 게임 종료일만 써놓은 것은 명백한 공정거래위원회 모바일게임 표준약관 위반”이라며 “이 같은 해외 게임사의 ‘막장운영’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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