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가까워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사실상 불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 불법적 투표를 계산하면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 할 것”이라며 “그들은 선거를 조작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이 많이 있을 것이고 많은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최고법원에서 끝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막판 역전극을 연출하는 상황에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더라도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늦게 접수된 투표”의 개표 중단을 요구하면서 “나는 이미 대규모 승리를 포함해 많은 중요한 주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자고 당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불복을 공식적으로 기정사실화하며 맞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캠프가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제기한 소송이 이날 벌써 기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가 많다고 했지만 이날 회견에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소송의 향방은 트럼프 캠프가 확보해 법원에 제시할 수 있는 증거의 규모와 수준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불법 투표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의 언급은 현재 그가 앞서 있는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270명을 확보하면 당선인데 현재 접전이 벌어지는 4곳 중 한 곳만 이겨도 승리다.
/김민혁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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