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당내 경선과 대선 레이스에서 차근차근 경쟁자를 물리치며 꿈꾸던 대선 고지를 점령했다. 경선 때부터 극적인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는 등 대선 승리까지 난관이 적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해 초 민주당 경선 당시 아이오와주 첫 예비경선부터 고비를 맞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신예 피트 부트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선두에서 주목받은 반면 바이든 후보는 4위로 추락했다. 두 번째 경선지 뉴햄프셔주에선 심지어 바이든 후보가 5위로 내려앉아 ‘바이든 대세론’에 빨간불이 켜졌다.
바이든 후보가 승부를 뒤집은 곳은 네번째 경선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였다. 여기서 2위로 올라서더니 곧이어 3월 초 14개 주의 경선이 걸린 ‘슈퍼 화요일’에선 압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간에 합류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맥을 추지 못했다. 결국 반전이 어려워진 샌더스 의원은 4월 8일(현지시간) 경선 하차를 선언했고 바이든 후보는 6월 초 대선후보 확정에 필요한 주별 대의원 수를 확보, 3수 끝에 민주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가까스로 민주당 대선후보에 오른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론을 부각시켰다. 바이든 후보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유세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코로나19를 득표전에 철저히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코로나19 인식이 경기침체의 수렁으로 빠뜨렸다고 비판하며 미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해서도 구조적 인종차별 해소와 경찰개혁 등 화합과 단결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쏟아냈다.
바이든 후보의 막판 승리 카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흑인 표심을 통해 승기를 굳히기 위해서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단독 유세로 바이든 후보 지원에 나선 데 이어 2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27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도 유세를 했다. 이어 같은 달 31일 미시간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첫 동반 유세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이상의 것으로 취급하는 데도, 자신과 친구 이외의 누군가를 돕고 일을 하는 데도 어떤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막판 경합주를 누비며 추격에 나서자 바이든 후보도 맞불을 놨다. 대선을 코앞에 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를 공략하며 승기 굳히기를 꾀했다. 자신이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에서 출신이고 아내 질 바이든 여사 역시 필라델피아에서 자랐음을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2일 유세를 통해 “내일 우리는 이 나라를 분열시킨 대통령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서 “이 나라 전역에 증오의 불길을 부채질한 대통령을 끝낼 수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바이든 대선 레이스 주요 일지
-2020년 2월3일 민주당 아이오와주 경선서 4위
-2월11일 뉴햄프셔주 경선서 5위
-2월22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서 2위
-3월3일 ‘슈퍼 화요일’ 압승
-8월18일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
-10월22일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
-11월1~2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11월3일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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