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6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각 구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에 대한 미신을 믿고 있어 당선될 경우 어떻게 행정부를 구성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바이든 후보가 선거 전에는 어떠한 인사 결정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그간 “국가와 닮은” 다양한 내각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만큼 다양성을 우선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바이든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아무런 인사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이념과 배경의 다양성이 인수위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을 내각에 기용하지는 않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캠프가 민주당 상원의원들을 내각에 임명하는 것을 비공식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엘리자베스 워런·버니 샌더스를 저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취임 직후 의회에서 추가 부양책 등 수많은 입법이 예정된 상황에서 상원의원을 입각시킬 경우 표결 때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수정헌법 1조 6항은 상·하원 의원이 재임 기간에 신설되거나 봉급이 인상되는 어떤 공직에도 임명될 수 없으며 공직에 있는 사람도 재직 기간에 상·하원 의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원의원의 장관 겸직이 금지되기 때문에 워런·샌더스 의원이 내각에 들어가 의원직을 그만둘 경우 의회에서 민주당의 힘은 그만큼 약화할 수밖에 없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격차가 크지 않은 과반의석을 갖게 된다면 바이든으로서는 의석 하나라도 잃을 여유가 없다는 게 많은 고문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이 내각에 포함될지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바이든 당선인 측의 핵심 가치가 다양성인 만큼 최소 1명 이사의 공화당 인사를 입각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WSJ는 바이든 후보가 오랜 측근과 당내 좌파의 요구 가운데서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의 보좌관들은 초당파주의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공화당을 포함할 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지난 8월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찰리 덴트 펜실베이니아 전 하원의원이 내각에 포함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베이 전 최고경영자(CEO)인 메그 휘트먼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전 주지사, 공화당 소속의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 제프 플레이크 전 공화당 상원의원 등도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앞서 민주당 내 좌파 성향의 의원들과 진보 단체들이 바이든 정권에서 어떤 기업 임원이나 로비스트도 상원이 확정한 자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표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비서실장으로는 과거 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담당했던 론 클래인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바이든 캠프를 이끄는 스티브 리체티도 유력한 후보이지만, 로비스트 출신이라는 이력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법무장관 자리에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거론됐다. 다만 쿠오모 주지사가 직접 “나는 뉴요커다. 나는 주지사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런 루머는 나를 뉴욕에서 내보내려는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워싱턴에 가고 싶지 않다. 그들은 나를 끌고 갈 수도 강요할 수도 없다”고 거부 의사를 밝혀 성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든지 간에 파월의 직장은 아마 안전할 것”이라며 “연준 의장이 앞으로 몇 년간 단순한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누구라도 그를 연임하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은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재무부와 다른 경제부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많은 이들을 교체하고 싶을 것이라며, 연속성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파월 의장은 연임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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