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며칠 내로 백악관에 초청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대선 후 며칠 내로 대통령이 당선인을 백악관에 초대해 정권인수와 관련한 첫 협의를 갖지만 불복 의사를 분명히 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이어서 정권인수 작업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며칠 사이에 백악관에 초대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보통은 떠나게 된 대통령과 새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당선인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동을 하면서 정권인수 작업이 본격화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6년 11월 8일 대선 이틀 뒤인 10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백악관을 방문했다. 당시 회동은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이 자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북한이라고 털어놨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었다. 오바마는 당시 “현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당선인이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한다”고 덕담했고 트럼프 역시 이때까지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을 고대한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냈다. 영부인끼리의 첫 공식 회동도 보통 이때 이뤄진다. 멜라니아 여사도 당시 남편과 함께 백악관을 찾아 당시 영부인이었던 미셸 여사를 만나 ‘인수인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되면서 정권인수 준비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캠프는 이에 개의치 않고 정권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비협조로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지난 8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경험이 있는 만큼 정권 인수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같이 일했던 고위 당국자들이 캠프에 포진해있다는 점도 정권인수 과정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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