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불균형, 빈곤 등 전 세계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에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사회복지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한국 정부를 비롯해 선진국, 글로벌 기업 등과의 협력과 이슈 제기에 힘을 쏟겠습니다.”
8일 한국인 최초로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회장에 선출된 서상목(73·사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깨가 무겁지만 각국 비정부기구(NGO)들의 뜻을 모으고 사회혁신에 필요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일을 새로운 사명으로 여기고 매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ICSW 총회에서 21대 회장으로 뽑힌 서 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4년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그는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제13·14·15대 국회의원, 경기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6년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이끌 ICSW는 1928년 사회복지 및 개발, 사회정의에 기여할 목적으로 파리에서 44개국 대표가 모여 설립한 비영리 민간 국제단체로 현재 전 세계 65개국, 109개 단체 회원을 두고 있다. 서 회장은 “기구는 작지만 ‘작은 유엔’으로 불릴 정도로 대륙별로 많은 NGO가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대륙별 9개 지역 회장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데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이번 회장 선출에 앞서 개발도상국 역량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 양극화 등에 대한 ICSW의 어젠다 확장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세계 경제 위축으로 사회 양극화·불평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세계가 직면한 이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ICSW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CSW를 이끌어가는 핵심운용 전략으로 ‘틈새’와 ‘발상 전환’을 꼽았다. 그는 “세계은행과 같은 큰 국제기구에서는 다루기 힘든 개도국의 사회복지 정책 지원 등 틈새 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며 “당면 문제에 공감하는 글로벌 기업 등 숨은 후원자를 찾는다면 의외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2016년 몽골을 방문해 몽골사회복지협의회 설립을 주도했으며 매년 한·몽골 NGO 대회 등 관련 행사 지원과 함께 지난해에는 현지 푸드뱅크 모델을 전수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는 “복지체계에 대해 베트남 등 다른 나라들의 요청도 이어지고 있어 내년에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남미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개도국 등에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하는 데서 벗어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사회발전 분야로 활동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CSW가 한국 정부로부터 이끌어내는 재정지원은 미래의 시드머니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적은 비용부담으로도 개도국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시국을 극복하려면 시장은 경제논리로 가면서 사회안전망은 더욱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며 “소득 불균형,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기구·정부·기업들의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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