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새로운 야권 개편을 위한 ‘신당 창당’을 언급하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에헴정치를 하는 김종인에게 합당이네, 연대네, 신당창당이네 하는 안철수의 제안은 제안이 아니라 도전”이라며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쓸데없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에헴정치에 도전하는 눈치 없는 안철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총선 패배는 예상됐던 상황에서 김종인이 선대위원장으로 한 다리 걸쳐놓은 포석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황교안이 물러나면 본인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것을 내다봤을 것”이라며 “이건 웬만한 정치평론가 정도면 예상 가능한 정치 상식”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정 의원은 김 위원장이 비상 당권을 통해 대권까지 노리고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그는 이번에도 “비대위원장은 당의 비상대권을 거머쥐고 일단 서울시장, 부산시장 공천권을 쥐게 된다. 지역 당협위원장은 당무감사를 통해 솎아낼 수도 있고 자기 사람을 심을 수도 있다”면서 “상황을 보고 시간을 끌다가 ‘당내엔 사람없다’며 대권주자를 디스하면서 ‘사람없으면...그럼 내가?’라는 대권 꿈도 꾸면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안철수의 신당창당론은 김종인에게는 콧방귀”라며 “김종인은 속으로 ‘어떻게 얻은 당권인데 그걸 넘보다니 이런 고얀지고... 괘씸하기 그지없다. 3석인 주제에 103석을 넘봐’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당 저당 김종인 선생류의 노정객은 공익보다는 사적욕망과 ‘에헴정치’를 즐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누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권력을 나누는 정치행위를 극도로 싫어한다. 걸리적거리는 것은 딱 질색”이라며 “더군다나 김종인이 보기에 안철수는 깜도 안 되고, 세력도 안 되고, 지지율도 형편없고, 정치 감각도 없는 정치초딩으로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 때 (김 위원장이) 안철수를 지지한 것은 어차피 안 되는 사람에 대한 립 서비스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라며 “마이크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에게 마이크가 분산되는 것은 교만한 성정의 리더십에 대한 정면도전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정 의원은 “이당저당 추호선생의 속마음은 ‘꿇고 기어들어온다면 혹시 모를까’이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면서 “(안철수) 눈치 없게 시리 이거 왜 이래”라고 비꼬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앞선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중진의원들과 만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신당 창당 언급에 대해 “혼자 하면 하는 것이지 어떻게 막겠느냐”며 “자기가 (창당) 한다는데 관심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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