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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탐브라힘

193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찬드라세카라 라만, 1983년 같은 상을 받은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 2009년 화학상을 수상한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이들 세 사람의 국적은 다르다. 찬드라세카르와 라마크리슈난은 미국이고 라만은 인도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인도 ‘탐브라힘(Tambrahm)’ 출신이라는 것이다. 탐브라힘은 인도 남부 주인 타밀나두의 타밀(Tamil)과 인도 신분제도 카스트에서 최상위 계층인 브라만(Brahmin)에서 따온 합성어로 타밀 브라만이라는 의미다.

현재 타밀나두주 전체 인구 8,200만명 가운데 약 2.5~3%가 탐브라힘이다. 이들은 채식을 주로 하며 자체의 독특한 방언을 간직하고 있다. 탐브라힘은 19세기까지만 해도 많은 토지를 소유한 지주였고 다른 계급에 비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인도 정치권과 공직·법조계 등에서 요직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브라만에 대한 저항운동인 ‘드라비다 운동’이 거세지자 위상이 급속히 위축됐다.





게다가 교육을 받은 하층 계급이 증가하면서 고국에서의 입지가 좁아지자 해외로 빠져나갔다. 외국에 이주한 타밀 브라만은 약 60만명으로 이 가운데 50만명가량이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학·과학을 잘하는 인재들이 실리콘밸리에 대거 정착하면서 경제계에서 성공한 탐브라힘과 그 후손들이 등장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CEO 등이 그들이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으로 당선되자 인도가 들썩이고 있다. 해리스 당선인이 탐브라힘 후손이기 때문이다.

해리스 당선인의 어머니인 샤멀라 고팔란은 1960년 미국으로 이민을 간 타밀 브라만 출신 의학자다. 인도 주요 언론이 해리스 당선인을 대서특필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의 성공은 모든 인도계 미국인들의 자부심”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실리콘밸리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탐브라힘 후예들이 미국 정치의 최상층까지 올라갔으니 인도가 흥분할 만하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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