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멍이 든 채 숨진 16개월 영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학대 가해자라는 의혹을 받는 부모의 신병 학보에 나섰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9일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숨진 A양의 어머니에 대해 지난 4일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돼 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양천경찰서는 검찰의 보강지시를 받고 6일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A양은 지난달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병원에 실려올 당시 A양은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 A양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었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은 이 같은 부검 결과 및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다.
A양이 지난 1월 현재 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 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경찰의 대처가 안이했다는 비판이 일자 장 청장은 “양천경찰서에서도 이번 사망 건과 이전 신고 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재수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양천경찰서는 아이의 부모를 피의자로 입건한 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혐의 중 일부는 시인하면서도 일부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당시 초동조치에서 있었던 문제를 점검하면서 현장 임시조치 개선 방향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장 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아동학대) 현장 매뉴얼이 있었지만 가해자와 아동의 분리 등 현장 임시조치에서 보다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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