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 재편에 대해 일찍이 “관심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는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안철수)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그냥 휩쓸리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일부 의원들이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 전 주에는 “(안 대표) 혼자 (재편) 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재편하고 키워나가는 모습이 옳다”며 김 위원장의 말에 힘을 보탰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나 아니면 안 돼’ 식의 자기중심적 사고”라며 “스스로가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건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신당 창당론에 지원사격을 나서는 당내 중진 목소리도 조금씩 표출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개편했지만, 아직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에서 비롯된 불만이다.
5선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들이 야권이 잘못하고 있는 이 정권을 견제하기에는 다소 부족하지 않으냐는 그런 우려를 많이 하시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 당을 지지하는 지지층도 물론 있지만, 또 상당히 비호감으로 작용하는 그런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안 대표가 주장하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해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안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이 재편되는 데 대한 비판에 맞서 “어떤 특정인을 중심으로 가는 혁신 플랫폼이나 연대의 형식이어서도 안 되고 또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딱 잘라서 너무 어떤 한 개인을 위한 것 아니냐, 그런 불필요한 의심은 안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당 내부를 향해서는 “과연 국민의힘이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겠느냐는 그런 물음에 대해서 우리가 답을 하기 상당히 어려운 형국”이라며 “대안으로서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는 발언이다.
3선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 체제 하에서 새로운보수당 계열 인사들이 발언권을 얻은 데 대해 “모두가 겸허하게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국민의힘, 국민의당, 무소속 모두가 힘을 합쳐 집권하는 것만이 정권을 상납한 우리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나 그 어떤 세력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정권창출을 위한 연대와 통합에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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