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지위를 인정받아 8개월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로 등록됐던 동성부부가 착오였다며 피부양자 지위를 박탈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
지난 11일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동성 부부인 김용민, 소성욱 씨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로 등록됐다는 사실이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지난달 알려진 후 공단은 동성 부부임을 확인하고 지난달 27일 ‘피부양자 인정조건 미충족’이라는 사유만 전달한 채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김씨는 소득이 없는 배우자인 소씨를 피부양자로 등록하겠다고 신고했고 같은 달 26일 공단은 소씨를 ‘배우자’로 인정하고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했다. 법률혼 혹은 사실혼 상태의 부부일 경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배우자만 소득이 있다면 다른 배우자는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동성혼이 법률상 인정되지 않아 동성 부부의 피부양자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게 공단 측의 유권해석이다. 공단은 실무자가 이들 부부를 이성 부부로 착각해 피부양자로 등록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는 “공단은 어떤 이유에서 자격을 박탈했는지 이 부부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민법의 혼인 개념을 떠나 사실혼 배우자에게 넓게 사회보장을 부여하고자 하는 제도의 취지와 간소한 확인 절차에 비춰볼 때 부당하고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부부는 “보도 이후 많은 분께 축하의 말씀을 들었다”며 “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해 착잡하지만 차분히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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