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부산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침체된 부산을 살리겠다”고 부산시장 도전의 뜻을 밝힌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본경선에서 ‘여성가산점’을 주지 않는 쪽으로 경선룰 방향을 잡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여성들의 결집된 분노가 우리를 향하지 않는지 잘 살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부산 남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선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성추행으로 시작된 선거로 ‘젠더선거’”라고 규정한 뒤 “우리 당이 이번만큼은 여성들을 위한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더 이상 여성과 청년들에게 꼰대당 소리를 듣지 않도록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경선준비위원회의 여성 가산점제 폐지 및 축소 검토에 대해 “하필 젠더선거에서, 여성들의 분노와 기대가 결집되는 이 시점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 우를 범할 리가 없다고 믿으면서도 혹시나 해서 한말씀 드리겠다”면서 “이 문제는 당이 여성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개혁 의지가 있는지, 수많은 여성들의 분노에 공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적었다.
더불어 이 전 의원은 “이번 선거가 우리 사회의 남녀평등 문제와 여성의 정치참여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이번에 그렇게 안 된다면 언제 그 바람이 이루어지겠나”고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유리천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들은 대개 너무나 자신을 혹사한 결과이거나 가족들의 헌신과 희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이 전 의원은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분투 중”이라면서 “그래서 권력형 성범죄는 더더욱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썼다.
한편 국민의힘 경선관리위원회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 공천에 대해 예비경선에서만 여성, 청년, 신인 가산점을 적용하고 결선 경선에는 가산점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을 진출시키기 위한 가산점 제도가 필요한 측면도 있고, 본선 경쟁력을 헤칠 수도 있어서 중간에서 조화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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