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까지 불과 한 달 남은 초등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68)이 범행 장소이자 거주지였던 경기도 안산으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피해자와 그 가족이 결국 안산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집은 조두순의 집과 차로 5분 거리다.
피해자의 아버지 A씨는 11일 전파를 탄 JTBC 뉴스룸에 나와 “12년 만에 우리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사건을 당하고 처음 있었던 일이다. 다 같이 울었다”고 상황을 전한 뒤 “부모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리가 떠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조두순이) 정말 반성하고 있다면, 정상인이라면 피해자 주변으로 온다는 소리는 감히 못 할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하루하루 그 고통을 이기면서 악몽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너무 괴로웠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A씨는 “지자체나 정부에서 과연 피해자들의 아픔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뒤 “1년, 아니면 2년에 한 번씩 담당 공무원이 바뀌었고, 업무 파악도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12월 단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잔인하게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은 만기출소까지 31일을 남겨두고 있다.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시민들의 대책 마련 주문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조두순 출소 전 전자장치부착법을 개정해 출소 즉시 피해자 접근금지와 음주 금지, 아동시설 출입금지, 외출 제한 등 준수사항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조두순 주거지 반경 1㎞ 이내 지역을 여성 안심 구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폐쇄회로(CC)TV 증설과 방범초소 설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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