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암 투병 중 연명 치료 거부를 선언한 시인 김해자의 신작 시집이다. 질병의 고통과 싸우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 사람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 죽음에 맞서고 있기에 이번 신작은 조금 어두운 면이 있다. 하지만 어둠 속에도 희망으로 반짝이는 시어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다른 이의 아픔에도 주목하고 사회 부조리에 대해 힘을 내 분노한다. 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쉽게 개인화하는 하청 노동자의 죽음에 초점을 맞춘다. 환자들에게는 더 힘든 코로나 19의 시대를 다른 이들과 손 잡고 넘어가고 있음을 노래한 시도 있다. ‘중매-코로나2’가 그렇다. 김해자는 시집 제목을 ‘해피랜드’로 정하고 시집을 완성한 이유로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이 세계가 망가져 가는데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계가 무너져 가는 걸 버려두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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