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싸이월드’ 전제완(57) 대표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1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체납한 임금과 퇴직금이 거액이고 이제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별다른 피해회복을 하지 못했다”며 “또 피고인은 비슷한 혐의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능력이 있음에도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추가적인 피해회복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결과에 불복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진행하고 있는 인수작업이 잘 되면 또 다른 판결을 받겠다는 의사”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소셜미디어의 시초라고 불리는 ‘싸이월드’를 운영하면서 직원 27명의 임금과 퇴직금 4억7,000만원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중 3명의 피해자에게 원천징수한 건강보험료 1,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앞선 재판에서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후 1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투입해 서비스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추가 펀딩이 되지 않아 개발이 지연됐다”며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현재 위기를 타개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1999년에 설립된 싸이월드는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이전까지 한국 대표 SNS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에 밀려 급격히 추락했다. 전 대표가 2016년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후 삼성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회생에 노력했으나 좀처럼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싸이월드는 직원들이 모두 퇴사한 데다 서버 유지비조차 내지 못하고 있어 서비스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 대표마저 실형을 선고받으며 싸이월드의 회생 가능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심기문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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