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한국 방문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한미동맹을 강조한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한미 간 동맹 강화 움직임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해석된다.
1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말이나 12월 초중순께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올해 말을 목표로 준비 중인 한중일 정상회담에는 중국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가 참석할 예정인 만큼 이 기간을 피해 방한할 시간으로는 이달 말과 12월 초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의 방한을 서두르는 것은 미중 갈등 관계 속에서 한국이 미국에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미국 정세가 어수선한 틈을 타 바이든 행정부에 선수를 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소원해진 한중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북핵 문제의 도움을 얻어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우장하오 중국 외교부 아시아지역 담당 부장조리(차관보)도 지난 10일 장하성 주중대사를 만나 “새로운 형세에서 한국과 고위급 간 교류와 정치적 상호신뢰를 증진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아직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의 접촉면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자칫 미국 정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미를 마치고 돌아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날짜 조율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조속히 한다는 원칙 하에 기본으로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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