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상가 투자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한 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2.4%로 직전 분기보다 0.4% 높아져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과 온라인 쇼핑 증가 등 다양한 이유가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행태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고 불고 있는 분야는 외식업계다. 창업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불황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중대형보다는 소규모 매장을 활용한 1인 소자본창업이 선호받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 주문이 급증한 상황도 중대형 상가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요즘 뜨는 체인점으로 배달 창업 아이템이 각광받으면서 매장의 규모보다는 공간 활용의 효율성이 중시되는 것이다.
1인보쌈으로 인지도를 넓힌 외식프랜차이즈 ‘싸움의고수’의 경우, 10평 내외 규모의 혼밥 전문 식당 컨셉에서 배달 음식점으로써의 면모까지 갖춘 케이스이다. 브랜드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에 따른 반사이득으로 배달 매출이 급증해 전체 매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맹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배달 비중이 커진 외식환경에서는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메뉴의 적합성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음식의 맛 외에 위생 및 속도가 고객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 외식업체들은 아이디어 발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1인보쌈, 1인족발, 1인삼겹살 등 ‘싸움의고수’의 1인 한식 혼밥메뉴는 배달 음식 적합성에서 높은 평점을 줄만하다. 1인의 양에 맞게 고기와 밥, 반찬 등을 전용 플레이팅 용기에 담아 위생적이면서 깔끔한 느낌까지 전달하는 컨셉이다.
아울러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도입해 속도에 민감한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본사에서 조리 공정률 70%의 식재료를 공급하고, 레시피 표준화와 본사 교육을 통해 초보자도 2분 안에 제대로 된 음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브랜드를 런칭한 ㈜란체스터에프엔비(대표 박요하) 관계자는 “조리 작업의 간소화는 주방의 전문인력 채용의 어려움과 인건비를 줄이는 효과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투자 비용과 고정비 절감을 우선시하는 남자소자본창업, 여자소자본창업에 맞는 운영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가림막, 옆칸막이가 설치된 바 테이블 형태의 매장 구성은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1인 고객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고객이 직접 주문하는 무인 주문시스템은 서빙 업무를 줄이고 비대면 환경이 환영받는 분위기에 부응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는 한달 약 25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편, ‘싸움의고수’는 현재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업종전환, 업종변경창업 하는 경우에는 업싸이클링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미 설치된 시설물과 집기류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최소한의 비품 마련과 투자로 가맹점 운영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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