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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속 8m 나무 올라가 화상강의 듣는 러시아 대학생의 '극한청강'

SNS에 열악한 인터넷 현실 소개

지방정부 "개선책 찾아보겠다"

나무에 올라간 알렉세이 두돌라도프의 모습./알렉세이 두돌라도프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화상강의를 듣기 위해 무려 8m 높이의 자작나무에 올라가야만 하는 러시아의 한 대학생 사연이 러시아 현지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21살인 대학생 알렉세이 두돌라도프는 자신이 사는 지역은 나무에 올라가야만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주지사의 지원을 요청했다.

알렉세이는 옴스크주(州) 주도인 옴스크시(市)에 있는 수상교통대에 재학 중인데 이 대학은 지난 9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학기 강의를 화상으로 전면 전환했다.

이 때문에 알레세이는 고향에서 화상으로 강의를 듣기로 마음을 먹고, 옴스크시에서 차로 4시간(약 240㎞) 거리에 있는 나즈바예프스키 지역의 스탄케비치 마을로 떠났다.

그의 부모님이 사는 스탄케비치 마을은 인구 39명의 작은 농촌 지역으로 화상강의를 듣기 위한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알렉세이는 대학의 화상강의를 듣기 위해 무려 8m 높이의 자작나무에 올라야만 했다.



나무에 올라간 알렉세이 두돌라도프의 모습./알렉세이 두돌라도프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겨울철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 속에서 수업을 더는 들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알렉세이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열악한 현실을 전했다.

그의 ‘슬픈사연’이 담긴 SNS 동영상 게시물은 조회 수가 100만 건을 넘으며 누리꾼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방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여론도 커졌다.

이와 관련 옴스크 지방정부는 “우리는 반드시 알렉세이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농촌 지역의 열악한 인터넷 시설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알렉산드르 부르코프 주지사는 농촌 지역에 인터넷 연결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통신회사들이 빠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곧바로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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