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주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불복 소송을 심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과 7개 카운티의 변호인은 펜실베이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을 각하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이번 소송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카운티들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주정부의 당선인 확정을 막아달라고 청구하고 있다. 당선인 확정은 주정부의 국무장관이 선언하는데 주별로 설정된 기간 안에 확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정권은 주의회로 넘어간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의 카운티들이 정당별 개표 참관자들에게 우편투표 처리에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참관자들이 투표 목록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도록 했으며 주 선거규정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사전투표에 참가할 자격이 없는 투표자들까지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현재 약 97%의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7개 카운트에서 모두 과반 득표에 성공해 5만3,000표 가량 앞서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현지언론들과 선거분석기관 에디슨리서치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자신이 이겼다고 판정하자 대선 선거인단 과반인 270석을 확보했다며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불복해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뿐만 아니라 바이든 당선인이 이긴 것으로 현지언론이 판정한 경합주 미시간(16명), 애리조나(11명)에도 주정부의 당선인 확정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 통신은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캠프의 소송 때문에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캠프 법률고문인 밥 바우어는 “이건 진짜 소송이 아니라 연극”이라고 트럼프 캠프의 행보를 깎아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소송전의 목표는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주정부의 당선인 확정을 저지하거나 지연시켜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에서 승부를 뒤집는 데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애리조나의 주의회는 모두 공화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모두 47명으로 소송 결과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시나리오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과 함께 민주적 절차를 심대하게 훼손할 수 있는 행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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