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Hygge),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세 단어의 공통점을 꼽자면 행복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소소하지만 나 중심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꿈꾸는 행복(HAPPINESS). 그 의미와 기준 그리고 누리는 방법에 대한 철학적 강의가 열렸다.
철학자 윤은주 박사의 고인돌 2.0강좌 ‘다락방에 숨겨진 삶의 보물들’, 다섯 번째 시간으로 행복을 이야기한다. ‘다락방에 숨겨진 삶의 보물들’은 1강 사랑LOVE(플라톤의 향연), 2강 권력POWER(마키아벨리의 군주론), 3강 생각 THINKING(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4강 자유FREEDOM(밀의 자유론), 5강 행복HIPPINESS(니코마코스의 윤리학)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윤 박사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들 니코마코스에게 전하는 형식으로 쓴 ‘니코마코스 윤리학’으로 행복을 풀어나간다. 인간의 관심사는 행복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는 어떻게 행복이 정리되어있을까. 윤 박사는 이렇게 정리했다. “행복은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탁월하게 발휘되는 품성상태인 덕에 따른 활동으로 정의한다. 요리사가 요리를 잘 하는 것. 운동선수가 최고의 실력을 낼 때 가장 행복하다. 결국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 인간은 행복하다는 논리다. 철학적으로 볼 때 행복은 마지막에 도달하는 가치이다. 행복에 이르러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이다.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 유지해야 할 삶의 자세가 있다. 중용이다. 사람마다 다른 기준의 중용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중용은 이렇게 정리되어있다. “우리와의 관계에서의 중간은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모자라지도 않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하나이지도 않고 동일하지도 않다. 마땅히 그래야 할 때, 또 마땅히 그래야 할 일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사람들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목적을 위해서, 또 마땅히 그래야 할 방식으로 감정을 갖는 것은 중간이자 최선이며, 바로 그런 것이 탁월성에 속하는 것이다. 탁월성은 중간적인 것을 겨냥하는 한 일종의 중용이다. 중용은 두 악덕, 즉 지나침에 따른 악덕과 모자람에 따른 악덕 사이의 중용이다.”
그렇다면 행복을 위해서는 올바른 행위만 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화를 낼 때 웃을 때 좋아할 때에도 마땅할 때가 있다. 그 적절함을 찾는 것이 최선이고 최선의 순간에 도달할 때 인간은 행복해진다.
행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하나 더 있다. 행복해지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좋은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하니, 이는 그가 고귀한 것들을 행함으로써 자신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못된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되는데, 이는 그가 못된 감정들을 따르면서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못된 사람에게 있어 그가 행해야만 하는 것들과 그가 실제로 행하는 것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 반면 훌륭한 사람은 그가 해야만 하는 바로 그것들을 실제로 행한다. 모든 지성은 자신에게 최선의 것을 선택하며, 훌륭한 사람은 그 지성의 설득에 복종하기 때문이다.”
윤 박사는 “행복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다. 행복은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삶이 행복에 도달하면 바라는 게 없어진다. 삶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삶에서 얻는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진행형으로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이를 위해 이성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행복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것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자”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만큼 그 속에서 해 나가는 것이 탁월성이다”라면서 “중용과 절제를 통해 스스로 행복해 나가는 것 그리고 함꼐 해 나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나만 행복하면 될까보다는 우리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보자”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강의는 지난 10월 26일 공개된 ‘고인돌2.0’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 교육 사업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 는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직접 강의실을 찾아가는 대신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올해 ‘고인돌 2.0’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강의를 기획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인문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일상 속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울러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풍성하다. 2020년 ‘고인돌 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사업은 SK이노베이션, 한화생명, 농협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