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를 주도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급 인물이 세 달 전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 4명을 인용해 알카에다의 2인자로 알려진 아부마드 무함마드 알마스리가 미국의 지령을 받은 이스라엘 공작원에 의해 지난 8월 7일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알마스리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인 함자 빈라덴의 아내이자 자신의 딸인 미리암과 함께 테헤란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 설립자 중 한 명인 알마스리는 1998년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을 주도했다. 당시 탄자니아와 케냐의 미국 대사관을 겨냥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폭발 테러로 224명이 사망한 바 있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은 알마스리를 ‘최고 등급’의 테러리스트로 지명 수배하고 현상금 1,000만달러(약 111억원)를 걸었다. 알마스리가 사살된 날인 8월 7일은 이 테러 사건이 발생했던 날이기도 하다.
미 정보당국은 알마스리가 2003년부터 이란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했다. NYT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조직인 알카에다의 수뇌부가 시아파 맹주 이란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전했다.
알카에다는 알마스리의 신변에 대해 어떤 발표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란은 자국 내에 알카에다 대원이 없다며 NYT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때때로 미디어에 거짓 정보를 퍼뜨려 이란과 알카에다 같은 조직을 연계하려고 한다”라며 “이는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 조직의 범죄 행위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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