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주말 이틀 연속 200명을 넘어서면서 방역체계가 사실상 1.5단계로 접어들었다.
15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비교적 양호했던 우리나라의 감염 확산세도 최근 심상치 않다”며 “정부는 오늘 수도권과 강원권에 예비경보를 내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예비경보는 권역별·시도별로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경우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기 전 경고성으로 발령하는 경보를 말한다. 이날 정 총리의 발언은 사실상 거리두기 상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208명으로, 전날의 205명에 이어 이틀 연속 200명을 넘었다. 코로나19 검사가 비교적 적게 이뤄지는 주말임에도 확진자 수가 늘면서 정부가 확산세가 심상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수도권과 강원권은 거리두기 1.5단계로의 격상을 검토해야 할 만큼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최근 변경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1.5단계로 격상되면 일부 중점관리시설에서 취식이 금지되고 직장 내 재택근무 권고 비율도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 매출 타격 등 경제 분야는 물론 사회적인 피해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
정부가 이날 예비경보를 발령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예고한 데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해서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한 주간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22.4명으로 전주의 88.7명에 비해 33.7명 늘었다. 특히 40대 이하 확진자 비중이 38.3%(9월13일~10월10일)에서 49.1%(10월11일~11월7일)로 증가했다. 특정 시설이나 집단의 대규모 감염이 아닌 가족·지인 모임을 비롯한 직장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감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경우 한 주간 하루 평균 환자 수가 83.4명으로 1.5단계 격상 기준인 100명의 80%를 초과했다. 강원권은 최근 한 주간 하루 평균 환자 수가 11.1명으로 1.5단계 격상 기준인 10명에 도달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 등을 앞둔 정부도 방역 등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대입 수능이 실시되는 12월3일까지 2주간 ‘수능 특별 방역기간’을 지정해 학원 및 수험생 출입 가능성이 높은 일부 시설 등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다. 수능 1주일 전부터는 학원 및 교습소에 대한 대면교습 자제 및 수험생 이용 자제 권고가 이뤄지며 학원 감염자의 학원 내 접촉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19일부터 12월2일까지 한시적으로 교육부 홈페이지에 해당 학원명과 감염경로·사유 등이 공개된다. 수험생은 증상이 있으면 즉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확진·격리 통보 시에는 보건소에 수능 지원자임을 밝히고 관할 교육청에 전화해 응시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신고하면 차질 없이 응시할 수 있다. 확진 수험생은 3주 전인 12일부터 거점 시설에 배정됐다. 정부는 격리 수험생을 위해 13일 기준으로 총 113개의 시험장과 754개의 시험실을 확보했다. 수험생 중 자차 등으로 이동하기 어려울 경우 당국이 이동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불가피한 약속이나 모임의 경우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주시고 직장 내 집단감염도 항상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혜진·서지혜·민병권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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