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연이 “다시 태어난다면 황진이”를 외치며 황진이의 삶에 빠져들었다.
15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연출 정윤정·한승훈 / 이하 ‘선녀들’) 63회에서는 설민석-전현무-김종민-유병재-노사연이 ‘조선판 환불원정대-센 언니’라는 주제로 배움 여행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학자와 왕족, 심지어 불자까지, 조선 남자들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그들의 위선을 조롱한 황진이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이에 방송 후 ‘황진이’, ‘소세양’ 등 역사 속 인물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단지 기생으로만 알고 있던 황진이의 몰랐던 이야기와 ‘풍생풍사’ 풍류에 살고 풍류에 죽었던 그녀의 삶이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이에 시청률도 지난주에 이어 연속 상승했다.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6.5%(닐슨코리아/수도권 가구 2부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은 7.3%까지 치솟았다.
하지원, 송혜교 등 당대 최고 여배우들이 연기했던 황진이의 미모는 아쉽게도 전해지는 초상화가 없어 ‘선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러한 황진이는 스스로 기생의 운명을 택했다고 한다. 설민석은 천민이라는 신분을 가졌지만, 조선 사대부 남자들의 이중성을 조롱하며 그들을 쥐락펴락한 황진이의 이야기를 차례로 풀어냈다.
황진이의 첫 번째 남자로는 ‘청산리 벽계수야’ 시조로 유명한 벽계수가 등장했다. 왕족이었던 벽계수는 황진이의 환심을 살 시나리오를 짰지만, 황진이는 그보다 더 한수 위였다. 벽계수는 황진이를 보고 싶은 유혹을 참지 못해 말에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김종민은 자신이라면 황진이를 보려고 아예 뒤돌아서 말을 탔을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렇게 벽계수의 콧대를 꺾은 황진이는 일약 스타로 등극했고, 이 소문을 들은 권세가들이 황진이를 잡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러나 황진이는 군자에 이어 불자까지 무릎을 꿇렸다. 30년 간 벽만 보며 도를 닦은 불자 지족선사를 파계승으로 전락시켰다. 황진이의 소문을 들은 학자 소세양은 ‘황진이와 사랑하고 30일 후 떠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그녀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황진이와 소세양의 30일 계약 연애 성사 과정은 차원이 다른 로맨스로 모두를 몰입시켰다. 당대 최고 문장가였던 소세양과 황진이의 지성과 유머가 담긴 연애 편지와 러브 스토리는 ‘선녀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노사연은 30일 후 헤어짐을 말하는 이별시에 몰입하며 “황진이가 이렇게 울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폭풍 리액션을 펼치며 푹 빠져든 모습을 보였다.
결국 30일 후 떠나겠다던 소세양 마저 무릎 꿇린 황진이는 다음으로 대학자 화담 서경덕을 만났다. 그러나 서경덕은 황진이를 처음으로 부끄럽게 만들며,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학자의 기개를 보여줬다. 풍류가인으로 살아간 황진이의 마지막은 그녀의 시신을 수습해 간 남자의 정체를 향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황진이의 삶에 푹 빠져든 노사연은 “다시 태어난다면 황진이가 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주에 걸쳐 방송된 ‘조선판 환불원정대: 센 언니’ 특집은 남녀유별의 선이 그어졌던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을 돌아보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현모양처의 아이콘이었던 신사임당을 천재 예술가로 바라보게 만들었으며, ‘홍길동전’ 허균의 누이로 알려진 허난설헌이 사실 글솜씨로 한류열풍을 일으킨 천재 시인이었다는 것을 재발견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조선 사대부들, 기득권을 조롱한 기생 황진이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2회에 걸쳐 시청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선녀들’은 스페셜 게스트 배우 정태우와 함께 피 튀기는 권력전쟁으로 얻어낸 고려 무신들의 ‘무신정권’ 역사 이야기를 이어갔다. 수능 단골 키워드 ‘이자겸의 난’을 비롯해, 유익함과 재미가 어우러진 역사 배움 여행이 담겨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고려 무신정권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주에 이어진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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