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통일부가 “평양의과대학 당위원회가 감행한 범죄행위라는 용어를 사용해 비리가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침묵을 이어가는 상황은 더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평양의과대학 당위원회가 감행한 범죄행위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비리가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보여줬다”며 “이와 유사하게 올 6월 당 간부 교육기관에서도 비리가 있었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보도가 되지 않고 있어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반사회주의적 행위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통신은 “회의에서는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감행한 평양의학대학 당위원회와 이에 대한 당적 지도와 신소처리,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지 않아 범죄를 비호·묵인·조장시킨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검찰, 안전보위기관들의 무책임성과 극심한 직무태만 행위에 대하여 신랄히 비판됐다”고 전했다. 이어 “각급 당조직을 다시 한 번 각성시켜 반당적, 반인민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들을 뿌리빼기 위한 전당적인 투쟁을 강도 높게 벌여야 한다”며 “법 기관에서 법적 투쟁의 도수를 높여 사회·정치·경제·도덕·생활 전반에서 사회주의적 미풍이 철저히 고수되도록 할 데 대한 문제가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26일 만이다. 지난달 22일 중국인민지원군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 소재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참배했다는 보도가 나온 게 마지막 공식 활동이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도 미국 대선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은 지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여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 대선 당선자가 사실상 확정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북한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것에 대해서는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아직 당선인이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여러 전문가들 분석도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을 지켜보면서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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