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7년간 300여 명에게 25억여 원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범죄단체조직·활동 혐의로 중국 보이스피싱 3개 조직 총책 A(30대)씨 등 17명을 구속하고 공범 20명과 상품권 유통업자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도주한 18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에서 콜센터 사무실 3곳을 운영하며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300여명으로부터 25억4,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주로 2, 3금융권에 고금리 대출이 있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확보한 뒤 전화를 걸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현혹했다.
이들은 우선 모바일신청서를 보낸 뒤 피해자가 이를 클릭하면 몰래 악성 앱이 깔리도록 유도했다.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해당 금융기관 등에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 앱을 통해 실제 금융기관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는 바람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런 뒤 기존 대출금 상환, 보증보험료, 대출 조회기록 삭제 등의 명목으로 돈을 가로챘다. 특히 이들은 경찰 수사가 강화돼 이른바 대포통장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피해자들에게 문화상품권을 구매하도록 해 상품권 핀(PIN) 번호를 전송받아 중국 현지 상품권 매매업자에게 판매했다. 이 상품권 핀 번호는 다시 국내로 재판매돼 유통됐다.
인터폴과 공조 수사에 나선 경찰은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 총책 A씨 등 38명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총책 A씨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에 보관 중인 현금 등 5억4,000여만원 상당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악성 앱이 깔린 휴대전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절대 대환대출 문자메시지에 있는 주소나 링크를 눌러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