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는 가운데 일선 간호사가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현장 상황을 증언했다.
텍사스주 엘패소의 한 대학병원에서 파견 근무를 한 간호사 로와나 리버스는 최근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려 코로나 중증 환자들이 최소한의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현실을 폭로했다고 폭스뉴스 등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간호사 리버스는 코로나 환자가 넘쳐나자 대학병원 측이 ‘시신 구덩이(pit)라고 부르는 중증 환자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곳으로 들어간 환자는 시신 가방에 싸여 나온다”며 “죽지 말았어야 할 많은 사람이 죽는 것을 봤다”고 울먹였다.
이어 ’구덩이‘로 옮겨진 중증 환자에 대한 병원의 방침은 “심폐소생술을 3차례만 하는 것이고, 그 시간은 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병원 측이 환자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안실에는 시신이 가득 차 있었다”며 “숨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냉동 트럭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리버스는 병원에서 차별적인 진료 행위도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한 간호사는 VIP 환자만 전담했는데, 그 환자는 의사의 아내였다”며 “의료진은 그 환자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고, 그 사람은 중환자실에서 살아 나온 유일한 환자였다”고 주장했다. 리버스의 폭로에 대학병원 측은 성명을 내고 “의료 종사자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간호사의 주장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주에선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100만 명을 넘었고, 현재까지 2만여 명이 사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진 엘패소에선 7만3,00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769명이 숨졌다. 이처럼 사망자가 속출하자 엘패소 당국은 교도소 수감자들을 동원해 일주일째 시신을 냉동 트럭에 옮기고 있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엘패소 카운티 법원은 “100여구의 시신이 안치된 검시관 사무실에서 과로한 직원들을 돕기 위해 재소자들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9명의 수감자가 시신 처리 업무에 자원했고, 이들은 시간당 2달러를 받고 매일 8시간씩 검시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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