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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건축문화대상-본상] 연세대 법인본부

■민간부문 본상

역사적 건물·수목, 주변경관 조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은듯 연출

연세대의 중요 녹지 공간인 청송대 인근에 위치한 법인본부. 지형과 수목, 역사적 건물 등 주변 경관을 고려해 4동의 서로 다른 건물을 짓고 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 정문에서 백양로를 따라가다 노천극장을 끼고 돌면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숲 ‘청송대’를 만날 수 있다. 이양하 작가의 ‘수필 나무’, ‘신록 예찬’ 등의 모티브가 된 장소로 연세대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산책로로 사랑받는 공간이다.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본상을 수상한 연세대학교 법인본부는 대학 내 가장 중요한 녹지공간인 청송대와 인접한 언덕에 위치해 있다. 이 부지는 1950년대 지어진 사택과 오래된 대왕 참나무, 은행나무 등에 둘러싸여 있어 기존 건물과 수목의 역사적 조건과 특성을 이해하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했다. 건축가는 부지를 수차례 방문한 끝에 서로 다른 4채의 건물과 이들을 연결하는 통로로 구성된 새로운 법인본부를 설계했다.

연세대 법인본부를 대표하는 건축적 특징은 건물과 건물 간, 건물과 자연 간의 ‘연결’이다. 4동의 건물들은 입체적으로 모두 연결돼 있다. 그 사이 공간들이 기존 지반의 높이와 공간의 크기에 따라 한 붓 그리기처럼 동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연결 통로는 대부분 유리로 돼 있어 마치 밖에서 숲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외부공간들은 크기와 모양 그리고 조경이 달라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연세대 법인본부는 경사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전체를 흙막이 공사 없이 시공했다. 4동의 건물은 기능에 맞는 높이와 모양으로 석재와 벽돌, 나무, 유리, 산화 동판 등의 각기 다른 재료를 사용해 하나의 건물이기보다는 시간에 따라 지어진 여러 집의 집합으로 보이도록 연출했다. 또 주변 풍경을 가리지 않는 1층 건물로만 구성했으며 모든 건물마다 자연과 만나는 테라스를 마련했다. 아울러 지은 지 60년이 넘은 기존 사택은 지붕의 목구조를 보강하고, 외부의 석재와 벽난로 등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해서 기념관으로 꾸몄다. 사택 옆의 오래된 석축도 건물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남겼다. 건축 중에 옮겼던 기존 수목들은 최대한 원자리에 다시 옮겨 심었고 새로 심은 나무도 청송대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종류만 사용했다.

4동의 건물로 구성된 연세대 법인본부는 모든 건물이 연결돼 있다. 유리 복도를 통해 주변 풍경과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영근 심사위원은 “주변 환경과 역사에 대한 설계자의 정확한 이해가 돋보이는 프로젝트”라며 “각 건물을 연결하는 동선을 통해 정적인 주변 환경의 높낮이와 풍광이 다른 빼어난 경관을 보여주며 다채롭게 자연을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한 심사위원은 “4개의 건물은 기능에 맞는 높이와 모양으로 석재, 벽돌, 나무, 유리, 산화동판 등을 사용해 적정한 크기로 보존, 리모델링, 신축에 따른 시간의 흐름을 건축적 시간의 흐름을 재구현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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