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고액 상습 체납자가 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가 4년 연속으로 개인 체납액 1위에 올랐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5년 연속으로 억대 체납자의 불명예를 안았다. 명단 공개에도 불구하고 지방세를 내지 않는 고액 체납자가 많아 세금 징수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지방세·지방행정제재·부과금 등을 상습적으로 체납한 개인·법인 9,66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체납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고 체납액이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가 대상이다. 지방세 고액 상습 체납자는 전년도(9,067명)에 비해 601명(6.6%)이 늘었다.
명단에 오른 고액 상습 체납자를 보면 지방세 체납자가 8,720명이고,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가 948명이었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4,900만여원이며, 전체 체납액은 4,243억6,000만여원으로 집계됐다.
전 전 대통령은 9억7,400만원을 체납했고, 지난 1980년대 어음 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됐던 이른바 ‘큰손’ 장영자씨도 9억2,400만원을 체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8~2019년 명단에 올랐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별세하면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146억8,700만원을 체납해 2017년부터 4년 연속 개인 체납액 1위에 오른 오 전 대표는 불법·부실 대출 등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83억2,500만원을 체납해 뒤를 이었고 서울에 거주하는 김상현씨는 79억9,200만원을 체납했다.
법인별로는 과거 용산역세권 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가 가장 많은 552억1,400만원을 체납했다. 불법 다단계 사기를 벌였던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이 설립한 제이유개발(113억2,200만원)과 제이유네트워크(109억4,700만원)도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행안부는 고액 상습 체납자에 소명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지자체 심의를 거쳐 이름과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세목 등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소명 기간에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하거나 불복을 청구한 경우 등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 박재민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공개를 통해 지방세와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조성해나가겠다”면서 “중앙정부는 자치단체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체납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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