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17년 한강인도교를 건설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중지도가 해방 후 한강종합개발에 의해 확장되며 만들어진 노들섬.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의 중심에 위치해 사방으로 열린 풍경을 담을 수 있는 12만㎡ 의 인공섬은 다양한 개발계획이 시도됐으나 모두 무산됐고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져 있었다.
노들섬의 운명이 바뀐 것은 지난 2015년 ‘노들꿈섬 운영계획 및 시설구상 공모’였다. 이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밴드 오브 노들’이 제안한 운영계획은 음악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건축가는 이런 목적 안에서 노들섬이 가진 대지의 특성을 반영해 ‘노들마을’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지상 3층, 대지면적 11만 9,854㎡, 건축면적 9,619.09㎡ 규모의 노들섬 프로젝트는 건물과 건물 옥상을 오가며 언제든 도시와 한강, 노들 숲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먼저 노들섬 상단부에는 창작 및 창업시설을 배치하고 그 위 상부광장은 다양한 행사를 담고 주변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공원으로 계획했다. 경관을 저해하지 않는 서북 측에 노들서가와 라이브하우스를 배치하고 동쪽에는 육교와 라이브하우스, 노들서가의 옥상을 연결해 서울을 전망할 수 있는 옥상데크 공원을 조성했다. 서쪽 끝에는 여의도 방향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자 대규모의 야외 행사를 수용하는 계단식 스탠드를 설치했다.
비오톱 1등급지인 노들숲은 최대한의 보존과 최소한의 개입을 원칙으로 했다. 기존에 위치한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고 숲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위치에 관리 및 관찰용 데크를 만들어 추후 노들숲 생태 체험 프로그램 등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단부 수변공원은 오랫동안 방치한 풀숲을 정리하고 억새와 잔디를 심어 산책로로 꾸몄다. 하단부의 기존 콘크리트 포장 연결로는 콘크리트 포장을 일부만 걷어내고 식물을 심는 ‘크랙가든’으로 디자인해 기존의 풍경과 땅의 기억을 담는 공원이 되도록 의도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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