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올해 만 93세인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화상으로 만나 향후 대북정책에 대해 “김대중-클린턴 정부 간 조율과 협력에 기초했던 ‘페리 프로세스’를 교훈삼자”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때와 같은 대북 기조를 유지하길 바라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18일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페리 전 장관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화상간담회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공헌해 온 한국과 미국의 원로로부터 과거의 경험과 지혜를 경청하고 향후 대북정책에 대한 교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했다. 페리 전 장관은 김대중-클린 정부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 합의 등을 반영해 북한과 점진적인 관계 개선을 추진하다는 내용이 골자인 ‘페리 프로세스’를 작성한 인물이다.
페리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 능력 진전 등 당시와 상황은 변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미 공동으로 한층 진화된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페리 프로세스’가 국민의 정부 당시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페리 프로세스 2.0’ 등 보다 발전된 한반도 평화 및 비핵화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페리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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