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서울에서 수익형 건물을 짓던 건축주 S 씨는 천신만고 끝에 골조공사를 끝내고 다음 공정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며칠간 공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알아보니 시공사의 경영난으로 인건비 지급을 못해서 현장인력들이 집단 파업 중임을 알게 되었다.
S 씨는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공사비를 지급했지만, 시공사는 다른 현장의 부도를 막기 위해 무단으로 건축주의 돈을 전용했던 것이다. 게다가 밀린 인건비를 지급하기는커녕 건축주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은행 이자는 매일 나가는데 공사까지 완전히 멈출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할 수 없이 현장 인력들에게 직접 인건비를 지급한다는 각서를 쓰고 지급을 한 뒤에야, 겨우 공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공사로 인한 문제는 계속되었다. 터무니없는 추가 공사비용을 수억 원씩 청구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이 돈을 주지 않으면 최종 사용승인을 못 받게 하겠다고 오히려 건축주를 협박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건축주와 시공사 대표는 평소에 잘 알던 지인이었다는 점이었고, 결국 건축주는 직접 현장을 챙기면서 간신히 완공할 수 있었다.
이 야기는 예비 건축주를 위한 행복 건축학교에서 소개된 실제 사례다. 행복 건축학교는 이와 같은 실전 사례 위주의 교육으로 건축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약 1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행복 건축학교는 오는 28일 서울 세텍에서 개최되는 '2020 서울 경향하우징페어'에서 예비 건축주를 위한 세미나를 연다.
이번 세미나는 '모르면 당한다, 제대로 배우고 함께 지어요 - 행복 건축학교'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예방대책으로 손소독제와 소독기를 배치하고 위생장갑을 배포하는 등 안전한 세미나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경향하우징페어 홈페이지나 행복 건축협동조합의 공식 블로그에서 참여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행복 건축학교는 이웃끼리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는 품앗이처럼 비전문가인 예비 건축주들이 선배 건축주들의 오답을 통해 더 현명한 방법으로 집이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건축 중에 문제가 생겼지만 행복 건축학교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S씨가 어떻게 건물을 완공할 수 있었는지 자세한 내용을 세미나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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