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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30대인데 ‘난소 나이’는 40대?

30대, 난소 노화 가속·난자 수 급감

결혼 늦게 했고 임신계획 세웠다면

AMH 검사로 난소 기능·나이 파악

기능저하 땐 난자 동결보관 고려를

방송인 사유리(만 41세)씨가 정자를 기증받아 ‘비혼 임신·출산’한 것이 화제다. 지난해 10월 생리불순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자신의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진단을 받고 결심했다고 한다.

난소 나이는 항뮐러관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AMH) 검사를 통해 난소에 남아있는 난자의 수를 측정해 난소 기능이 몇 세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다. 난자가 자라는 속이 빈 주머니 모양의의 난포(卵胞)에서 분비되는 AMH 수치가 나이에 비해 높거나 낮다는 것은 난소 안에 배란될 난포가 많거나 적다는 것을 뜻한다. AMH 수치가 같은 또래 여성 평균보다 낮으면 난자가 더 고갈돼 있다고 보면 된다. 생리 초기 초음파검사에서 양쪽 난소의 난포가 5개 미만이고 AMH 수치가 1.2ng/㎖ 이하면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있다(난소 기능저하)고 본다.





여성의 가임력에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난소 내 ‘예비 난자’인 미성숙 난자 수. 여성의 미성숙 난자 수는 태아 시기 600만~700만개에서 출생 전후 100만~200만개로, 임신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20만~30만개로 줄어든다. 미성숙 난자는 단일 층의 과립막 세포로 둘러싸인 원시난포 상태로 있다가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일부가 성숙·배란되기 위한 경쟁을 한다. 성숙된 난자는 난포가 터지면서 나팔관으로 쓸려 올라가 정자와 만나면 수정·임신이 이뤄진다. 생리 때마다 약 500~1,000개의 미성숙·성숙 난자가 사라져 30대 후반에는 2만~3만개로 급감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인 50세 무렵에는 대략 1,000개 미만이 남는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인데도 난소 기능이 크게 저하된 경우도 있다. 유전적 요인이나 △음주·흡연과 피임약 복용, 비타민D 감소,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환경적 요인 △조기 검진으로 발견된 난소종양 수술이나 암 방사선·항암치료 등이 원인이다.

여성은 30대에 난소의 노화가 가속화되면서 난소의 기능이 떨어져 임신에 어려움 겪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1997년 25.7세에서 지난해 30.4세로 4.7세 높아졌다. 난소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임신을 시도하다 보니 난임 시술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난소 기능은 한 번 저하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연구원이 편광현미경을 활용해 건강한 난자를 선별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남차병원


생리 양·주기 변화로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난소 기능저하를 발견하는 여성이 종종 있다. 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난소 기능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빠른 임신이나 난자 동결(냉동) 보관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슬러시 질소 유리화 동결법과 같은 동결 기술의 발달로 해동 이후 생물학적 기능 복원이 수월해져 난자의 생존률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혜남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교수는 “난자 동결 보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방암·백혈병 등에 걸린 여성이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기 전 난소 기능부전 가능성을 우려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결혼·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여성들도 가임력을 보존하거나 보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난자를 동결보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나 자매가 조기 폐경을 겪었다면 전문병원에 상담·검사를 통해 조기 폐경 고위험군이 아닌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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