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부가 전세 대책에 호텔과 상가, 공장 등을 고쳐 공급하는 방안을 포함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숫자 채우기식’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호텔 전셋집’ 논란을 언론 보도 탓으로 돌렸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전파를 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공급하겠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언론에서 악의적인 보도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것이고 호텔이라고 딱 찍은 게 아니라 오랫동안 비어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 그리고 호텔 등을 개조해서 공급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을 다 빼고 호텔만 이야기를 하는데 런던이나 여러 다른 유럽의 대도시에서 임대주택 확대 정책으로 활용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가는 계속 여러 가지 장사도 안 되고 하니 공실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단기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근본적 대책과 함께 단기적으로 추가적 대책을 하는 거지, 호텔을 주거용으로 공급하는 게 근본적 대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부동산 (정책은) 효과가 한 3~4년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다 우리 책임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기 그렇지만 우리 책임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며 “우리가 했던 정책 중에 가장 잘못된 정책이 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였다. 결국은 이게 다주택자 혜택을 주는 정책이 됐고 매매가격 인상이 됐다”고 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 방안 브리핑’에서 호텔·숙박시설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번 대책의) 아주 작은 부분이고 전체의 3%일 뿐”이라며 “(언론 보도에서) 이게 마치 이번 대책의 90%인 것처럼 보여져 당혹스러웠다”고 홍 의원과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한편, 전일 정부의 ‘호텔방 전세’ 대책을 두고 야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을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 방이 아니다”라고 정부와 여권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내놨다.
하 의원은 “호텔을 전세 주택으로 만든다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당무계 그 자체”라며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2022년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지난 17일 정부를 겨냥해 “청와대와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들을 다 해임하고 새로운 정책을 펼 사람들로 팀을 다시 짜라”면서 “그런데 이런 대책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고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걸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기가 막힌다. 어느 국민이 그걸 해결책이라고 보겠나”라고 정조준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