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정신질환이라고 하면 흔히 환자를 폭력적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하는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제와 혐오, 편견이 큰 탓이다.
정신과 의사인 안병은은 신간 에세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수용 위주의 정책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밝히고, 환자의 결정권을 무시한 강압적이고 광폭한 치료의 후유증을 말한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수용 정책이 폐기된 지 오래됐지만 한국에는 뒤늦게 들어와 정신질환에 대한 주요 대응책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정신병원은 진정한 치료를 위한 공간이지, 배제와 차단을 위한 시설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정신질환자들이 지역 사회의 돌봄 시스템 안에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으며 살아가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정신질환자들을 고용하는 세탁소, 카페, 편의점 등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이들과 함께 하는 농장을 충남 홍성에서 운영하고 있다. 1만7,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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